만약 당신의 자외선 차단제가 ‘스킨케어’, ‘의류’, 심지어 ‘자동차’로 확장된다면 어떨까요?
대부분의 사람에게 자외선 차단(UV Care)이라 하면 튜브에 담긴 ‘선크림’을 떠올립니다. 이는 피부 붉어짐이나 장기적인 손상을 막아주는 우리에게 익숙한 ‘방패’와 같습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태양광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면서, 기존의 방식만으로는 자외선을 완벽히 차단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또한,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가 모든 라이프스타일 상황에 적합한 것도 아닙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특히 미의식이 높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제 선케어는 단순 보호를 넘어 피부 톤 보정이나 안티에이징(노화 방지)을 위한 필수 단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제형 또한 크림이나 로션을 넘어 스프레이, 젤, 밤(Balm) 등 사용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포맷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애프터 선케어(After-sun) 제품의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이는 자외선 차단이 ‘뷰티의 연장선’으로서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습니다. 많은 소비자가 “얼굴에는 꼼꼼히 바르지만 몸에는 바르지 않거나”, “햇볕이 강해 보일 때만 바르는” 등 불규칙한 사용 패턴을 보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카테고리를 넘나드는 자외선 차단’이 빛을 발합니다. 이는 기존 제품의 대체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미처 커버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새로운 접근입니다.
변화의 조짐: 제품이 아닌 ‘가치’의 재정의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기회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품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이를 새로운 맥락에서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은 이제 하나의 카테고리에 머물지 않고 ‘사람’을 보호하는 것과 ‘사물(Mon)’을 보호하는 것, 두 가지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1. “사람”을 지키는 UV 대책
- 의류 (Fashion): 베트남의 패션 브랜드 Canifa는 라이크라와 폴리에스터 소재를 활용한 UV 차단 셔츠를 전개합니다. UPF 50+ 등급으로 자외선을 98%까지 차단하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 뷰티 & 퍼스널 케어 (BPC): 메이크업 픽서나 자외선 차단 필터가 함유된 헤어 케어 제품 등 일상 아이템의 ‘선니피케이션(Sunification, 선케어 기능의 탑재)’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 태국 시장 인사이트: 얼굴용 자외선 차단제 사용자의 28%가 지난 6개월 내에 두피나 모발용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했으며, 헤어 케어와 선케어의 크로스오버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또한, 44%는 SPF 기능이 포함된 파운데이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 “사물”을 지키는 UV 대책
- 홈 케어 (Home Care): 섬유 유연제 브랜드 ‘Comfort’ 등은 “옷감의 퇴색을 방지하는 UV 차단 효과”를 소구합니다. 이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트렌드와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옷이 변색되지 않으면 더 오래 입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의류 폐기 및 재구매 빈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특허 출원 동향:
-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 세탁 시 직물에 자외선 차단 효과를 부여하는 세제 배합 기술을 특허 출원했습니다.
- Clothing Innovations Pvt Ltd: 자외선 차단, 해충 방지, 계면활성제 성분을 결합한 세탁 세제를 개발 중입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배합해 햇빛에 의한 방충 성분의 열화를 막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아직 니치(Niche)해 보일 수 있지만, 미래 제품 개발의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자외선 차단이 튜브에서 짜내는 것이 아니라, 생활 그 자체에 내재된 기능이 되는 미래입니다.
소비자 인식: 신뢰의 회복
자외선 차단의 영역은 확장되고 있지만, 소비자의 인식은 이를 완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UV 차단 기능’을 표방하는 제품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
- 신뢰 이슈: 2021년, 인기 K-뷰티 브랜드의 ‘Purito Centella Green Level Unscented Sun SPF50+’ 제품이 실제 테스트 결과 SPF 19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은 한국 및 일본 선케어 제품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습니다.
- 경계의 모호함: 메이크업이나 스킨케어에 SPF 기능이 결합되면서 카테고리 경계가 흐려지고 있지만, 동시에 “정말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커졌습니다.
브랜드는 투명성과 교육을 통해 이러한 불안을 해소해야 합니다. 제3자 독립 기관을 통한 엄격한 테스트와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신뢰 회복의 열쇠입니다. 호주의 Ultra Violette나 Naked Sundays 같은 브랜드가 표기보다 낮은 차단 지수가 나왔을 때 자발적 리콜과 환불을 진행한 사례는 좋은 레퍼런스가 됩니다.
다음 성장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미래의 자외선 차단은 더 이상 ‘병에 담긴 로션’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의류, 주거 환경, 그리고 일상의 모든 순간에 녹아든 ‘보이지 않는 보호 생태계(Invisible ecosystem of protection)’가 될 것입니다.
다음 혁신의 물결은 소비자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보호받을 수 있는 일상 내재형 방어 디자인에 있습니다. 브랜드에게 던져진 질문은 이것입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자외선 차단을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으로 재정의할 용기가 있습니까?”
시장 전망: 일본 선케어 시장의 성장 예측
시장 동향의 참고 지표로서 일본의 사례를 보면, 2024년 일본 선케어 소매 시장 규모는 8,500억 엔(한화 약 7.8조 원)에 달했으며, 그중 자외선 차단제가 8,360억 엔을 차지했습니다. 사용 빈도 증가와 여름이 길어지는 기후 변화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은 2025년 9,340억 엔, 2029년에는 1조 1,72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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