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관세 정책의 배경과 글로벌 시장 혼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조치는 여러차례 번복하며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고관세가 발효될 경우 미국의 물가가 상승하고, 글로벌 시장들은 경제적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미국 식품 수출의 구조와 대중국 의존
미국은 농/축/수산/식품 소비재를 기준으로 전체 수출량의 약 70%가 중국, 캐나다, 멕시코, 일본, EU, 한국 등으로 수출되는데, 특히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의 33%를 수입하는 최대 수출국입니다. 또한 미국은 전체 농식품 수입량의 상당수를 캐나다, 멕시코, EU 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관세 마찰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량을 줄이게 될 경우 미국은 대두, 견과류,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주요 수출 식품의 다른 판로를 찾기 위해 한국, 일본, 아시아 등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미-중간의 관세 마찰로 미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돼지고기 12,300톤이 선적 취소된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 가공식품 수출 동향과 주요 수출 품목
한국 입장에서 볼 때 가공식품은 전체 한국 수출물량의 1.7% 수준으로 낮은 비중이지만 지난 4년간 수출액이 증가하였으며 관세청 신고가액 기준으로 주요 품목은 라면, 김, 냉동 만두를 비롯한 냉동 조리 식품, 건강식품 및 인삼가공품 등으로 집계됩니다. 특히 라면은 미국 전체 수입 물량의 44.7%, 즉석밥 및 조리 곡물은 30.2%를 한국에 의지하고 관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수출 품목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관세 발표 이후 미국 경제 지표와 소비자 심리 변화
관세 정책 발표 이후 미국의 s&p 주가 지수는 1987년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하였다가 관세 유예 발표 이후 다시 최대폭으로 상승하여 안정을 되찾았고, 미시간 대학교에서 발표한 소비자 심리 지수는 75%에서 50.8%까지 하락 후 90일간 관세 유예 발표에도 즉각적인 소비 심리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은채 관망세를 유지하는 등 고관세가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민텔이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개개인의 재정 상태는 아직 견조하게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관세 정책이 아직까지 소비자단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일부 경제적 충격을 기업들이 흡수해 줄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되었다고 해석됩니다. 하지만 실제 관세의 효과가 소비자 물가에 반영될 경우 취약 계층 위주로 재정 상태는 악화할 수 있습니다.
관세 적용 품목과 소비 패턴 변화 전망
미국은 USMCA 협정 미적용 품목의 신선 과일과 채소에 고관세가 적용되면 바나나, 아보카도,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 고추류, 아스파라거스, 스냅 완두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품목들의 가격이 상승하면 유통기한내 소비 압박이 적은 가공 혹은 냉동 과일/채소류 구매가 늘어날 수 있으며, 식사 대신 소량의 간식의 형태로 과일과 채소를 보충하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도 상승할 것입니다.
미국 내 공급 과잉 품목과 대체 소비 확대 가능성
미국에서 소비되는 해산물의 상당수, 일부 제과제빵 원료, 거의 전량 수입되는 차와 커피, 유럽산 와인과 증류주, 멕시코산 데킬라의 두자릿수 관세가 예측되는 반면, 중국의 보복 관세 시행시 수출길이 막힌 쇠고기와 돼지고기, 대두 등이 미국 내 공급 과잉이 될 수 있어 섭취 빈도가 증가하고, 보존성이 높은 햄/소시지 등 가공육 제품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미국 자국 내 생산 비율이 높은 유제품은 공급이 비교적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유럽으로부터 수입되는 프리미엄 유제품과 치즈는 고가품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고, non-dairy 대체유제품 보다는 전통적인 dairy 유제품으로 소비가 회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식 증가와 간편 조리식품 소비 확대
민텔의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고관세가 발효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는 외식과 딜리버리 음식이 불필요한 식품으로 간주되어 내식 비율이 증가하고, 특히 주류는 비필수 품목이면서 동시에 최근의 절주 트렌드와 맞물려 가장 큰 위기 품목이 될 것입니다.
내식 비율 증가로 간단한 조리를 통해 다양한 메뉴로 응용할 수 있는 편의성 높은 조리식품, 특히, 레스토랑 수준의 맛품질을 보장하는 제품 위주로 니즈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민텔의 GNPD 분석을 기반으로 과거 10년간 미국의 식음료 시장을 분석해보면,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록 플레인, 오리지널, 무향과 같이 소비자에게 익숙하고 덜 도전적인 식음료의 출시가 급증하여 왔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플레이버를 개발하려는 기업들은 노스텔지어나 맛 외의 친숙한 경험 등, 소비자에게 익숙한 연결고리를 접목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리테일에서는 PB 브랜드, 아마존과 같이 가격적 가치를 추구하는 채널의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브랜드 기업에서는 가성비와 품질로 이들과 경쟁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유럽 시장의 피해 품목과 소비 트렌드 변화
유럽의 시장은 증류주 산업, 특히 브랜드 로열티가 낮은 영국산 스카치 위스키 산업이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이미 업계에서는 25%의 고관세가 일시적으로 적용이 되었던 지난 19년부터 21년까지 약 18개월 동안 대미 수출이 크게 감소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매년 미국으로 49억 유로가 수출되는 와인 및 스파클링 와인은 증류주에 비하여 브랜드 로열티가 높고 대체품이 적어 타격이 위스키만큼 크지는 않을 것 입니다. 식물성 오일의 경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수출되는 금액이 연간 약 20억 유로에 해당하고, 이중 대부분은 올리브유입니다. 또한, 유럽에서 수출되는 전체 어패류의 18%가 미국을 대상으로 합니다.
가공식품으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대미 수출액 비중이 높아 이 두 국가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유럽 소비자 대응 전략과 정서적 소비 확대
유럽 소비자는 브랜드가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관세가 발효가 될 경우 유럽 소비자에게 그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어필하여서는 안되고,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정립하면서 소비자를 이해하고 옹호하는 태도로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럽 시장은 립스틱 효과가 당분간 더 지속되어 술, 과자, 탐닉성이 높은 간식과 같이 저렴한 비용으로 정서적 힐링을 줄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또한, 외식 수준의 맛품질을 약속하는 브랜드의 소매 가치가 높아질 것입니다. 과거 유럽 시장의 신제품 사례에서 클린라벨의 가공육, 무알콜 맥주와 같이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하는 혁신 제품의 성공 사례를 확인할 수 있어서 혁신 제품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시아 시장의 변화와 K-제품 대응 방향
아시아 시장은 중국 시장의 변화에 대비해야 합니다. 농/축/수산/식품의 교역량이 큰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마찰이 심각해질 경우, 미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진 중국산 제품, 중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진 미국 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할 것인데 아시아 시장이 그 첫번째 타겟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저가의 중국산 온라인 제들이 동남아시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은 자국 영세 상인과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별도의 특별 관세를 부과하거나 규제를 검토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시아 시장의 중요한 소비 키워드는 웰빙과 정체성입니다. 웰빙은 아시아 소비자에게 굉장히 중요한 가치이므로 경제적 혼란기에 소비자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치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웰빙에는 육체적 건강, 정신 건강,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이 모두 포함 되므로 이를 감안한 제품으로 포지셔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아시아 소비자는 자국의 문화와 역사같은 정체성을 매우 중요시하는데, 경제적 혼란기에 이는 자칫 지역주의로도 발전할 수 있으므로 ‘현지에서 소싱한 원료’, ‘현지 생산’,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존중한 레시피’와 같이 현지인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K-Food 수출의 기회와 신제품 트렌드 분석
미국 관세 정책으로 미국 수출이 어려워진 경우 민텔의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 새로운 수출 시장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K-food의 인기를 간접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민텔의 GNPD와 플레이버스케이프AI를 이용하여 K-flavor 신제품을 분석해보면 아시아에 이어 유럽 지역의 K-food 신제품이 활성화 되어 있고, 성장동력도 높은 것이 확인됩니다.
가공식품 카테고리별로는 라면, 요리용 소스, 가정편의식 위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편의식 카테고리에서 한국식, 김치, 떡볶이가 성장동력이 높고 시장에서 우세합니다. 닭갈비와 삼계탕은 신규하게 등장하고 있는 플레이버이지만 아직 성장동력은 높지 않습니다.
지난 5년간 글로벌에서 출시된 라면 신제품을 GNPD로 분석을 해보면 아시아를 제외하고는 미국에 이어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유럽 국가들의 출시가 활발하여 유럽 지역에서의 라면이 활성화 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유럽 지역에서는 라면의 빠른 조리시간과 속도를 클레임 하는 제품, 뉴트리스코어 C등급 제품의 출시가 최근 들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주간 평균 판매량이 높은 3개 제품을 추출해 보면, 1위는 유니레버에서 출시한 도너 케밥 플레이버 핫소스 누들, 2위는 삼양 식품의 불닭까르보, 3위는 닛신의 빅칠리 인스턴트 누들로 확인 됩니다.